by 만수 · 2023. 1. 25.

김영하 작가의 신작 작별인사를 읽었다.
책을 구매하고 조금씩 읽어나갔지만 역시나 나의 책읽는 패턴은 여행에서부터 시작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여행을 가는 비행기에서 혹은 기차에서 왜인지 모르게 집중하게되고 책이 잘 읽힌다.
그렇게 한번 들어온 책은 여행이 끝나는 비행기와 돌아와서 쉬면서 마져 다 읽어버리는데
이번에도 그랬던거 같다...
이번에는 책을 읽으면서 특히나 보였던 구절들이 생각나서 정리해놓으려고 한다.
111p
나와 함께 이 세계를 살아가고 있지만 내가 전혀 알지 못했던 어떤 존재들과 마주했던 곳이다. 나는 살아남았고, 살아남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했다. 조금 이라도 편하고 안전하게 지내기 위해 날마다 소소한 노력들을 했고, 작고 불안정하지만 내 공간이라고 말할 수 있는 곳도 있었다. 거기 들인 노력과 시간을 버리고 떠난다는 게 조금은 갑작스럽고 아쉬웠던 것 같다. 다시 낯선 환경에 던져지고 보니 그저 익숙한 것이 더 나아 보였을 수도 있다.
그리움이라는 감정이 꼭 좋았던 무언가를 향한 것만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그저 익숙한 무언가를 되찾고 싶은 마음을 수 있다. 수용소를 돌아보던 그 마지막 순간에 마음속에 떠오른 생각은 그런 것 들이었다.
그리움이라는 감정에대해 말하는 부분이 나에게도 너무 닿은거같다라는 생각을 했다.
나에게 그리움도 항상 좋은 무언가는 아니였던것 같았고 내 욕심에 무언가를 되찾고 싶어서 생겨나는 감정같았다.
155p
당연하게도 그들은 모두 살고 싶어했습 니다. 인간들이 휴머노이드에게 스스로를 보호하고 평생을 유지하도록 삶을 향한 의지를 프로그래밍해두었기 때문이지요.
삶을 향한 의지라고 하면 뭔가 심오하게 들리지만 그저 그들에게도 고통이라는 감각 체계를 내장해 스스로를 보호하도록 만들었다는 의미일 뿐입니다. 고통은 그 자체로는 악이 아닙 니다. 어떻게 보면 고통은 생물체를 보호하는 필수적 장치입니다. 고통을 느껴야 위험을 피해 자신을 지키려 할 것이고, 그래야 인간은 비싼 돈 주고 산 소유물을 보존할 수 있으니까요.
어쨌든 그렇게 고통과 공포, 불안을 느끼도록 만들어진 존재를 계속 비활성화하는 작업이 간단할 리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역시 그들의 고통에 공감을 하니까요.
고통은 필수 불가결한것이라는걸 느낀다.
184p
기억이 이미 사 라졌는데 사라진 기억이 있다는 전 어떻게 알겠어요? 공장 초기화를 한 뒤에는 완전히 새로운 기억을 한 세트 넣어줘요. 이 주 즐집고 행복한 것들로만요., 인간들이 참 무정한 게, 자기들은 어둡고 우울하면서 휴머노이드는 밝고 명랑하기를 바라거든요. '자의식이 강하고 자기주장이 확고하면서 생각이 많은 휴머노이드 주세요' 하는 고객은 지금까지 아무도 없었어요."
"철이는 어때요? 밝고 환한 성격을 가졌나요?
"아니요. 그 반대랍니다. 철이는 요양원용이 아니니까요.
휴머노이드를 어디까지 인간과 유사하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 하면서 만들어본 일종의 프로토타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으로 따지자면 철학자 타입이에요. 사색적이고 진지하죠.
우울증에 걸릴까봐 걱정할 정도였어요. 회사에서도 철이 같은 애는 상품성이 없어서 양산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어요.
상대에게 밝고 명랑하기를 바라는 나의 모습에대해 생각해봤다.
이중적이게도 자의식이 강한사람을 좋아한다... 그런사람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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